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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는 경제적·정치적·사회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생활 방식과 가치관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가 발표한 2025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인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특별한 사건이나 성취 없이도 평범한 일상에서 만족과 행복을 찾는 경향을 의미합니다.(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41231/130763447/2?utm_source=chatgpt.com)

이러한 트렌드는 현대인들이 과시적 소비와 끊임없는 경쟁에 지친 나머지,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무탈함을 더욱 가치 있게 여기게 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과거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작은 사치나 특별한 경험을 추구했다면, ‘아보하’는 그보다 한층 더 나아가 일상의 평범함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로 발전한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가 불러온 ‘아보하’와 운명론적 사고의 증가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경제적 불확실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침체와 지정학적 긴장, 기후 위기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정치적 불안정성,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 트럼프 취임 후 불안한 대외 환경 등이 맞물려 젊은 세대의 경제적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습니다.(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economy/2025/01/02/TDORNVWIDBEPJFFTC5CSI2XGRI/)

과거에는 학력과 직업이 개인의 성공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었지만, 지금은 좋은 대학을 나와도 안정적인 직장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만이라도 무탈하게 살아가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 ‘아보하’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한편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젊은 세대가 점과 사주, 타로, 사상체질 분석과 같은 운명론적 요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사주 카페, 타로 점술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대학가와 온라인 공간에서 점술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https://www.idaeg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5784&utm_source=chatgpt.com)

 이제는 AI 이용해서 길거리에서 유료로 점치는 것보다 더 쉽고 정확하게 점을 치는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점과 사주를 찾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에서 비롯된 현상입니다. 일자리를 얻고, 결혼을 하고, 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내가 어떤 운명을 타고났는지’, ‘지금 이 선택이 옳은지’ 등을 알고 싶은 욕망이 강해진 것입니다. 특히 MZ세대는 ‘노력=성공’이라는 공식이 깨진 시대를 살아가며, 개인의 노력보다는 타고난 운명과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사주와 타로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예측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한국의 MZ세대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닙니다. 지난 1월 19, 23일 영국의 The Times는 MZ 세대가 점성술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서 분석하는 글을 발표하였습니다.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의 발전으로 직업에 대한 불안정성이 증가하면서, 삶의 의미와 같은 거대 담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Z세대는 이를 기존의 종교에서가 아닌 점성술과 같은 오컬트 문화에서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https://www.thetimes.com/uk/society/article/generation-z-turn-to-astrology-to-answer-lifes-big-questions-hnc2mjnv8?utm_source=chatgpt.com&region=global)

 

 

불안과 정신 건강, 그리고 신앙의 역할

이러한 불확실성은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불안과 스트레스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우울증, 공황장애, ADHD 등 정신적 질환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과거에는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가질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기독교인들조차도 불안과 걱정 속에서 정신적 질병을 겪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독교인들도 신앙과 현실적인 삶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베드로전서 5:7)라고 말씀하지만, 현실 속에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께 맡기기보다는 현실적인 방법, 즉 점술과 같은 즉각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신앙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며, 한국 교회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불확실한 시대, 신앙을 통한 소망 회복이 필요하다

현재의 불확실한 사회적·경제적 환경은 개인의 가치관과 생활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아보하’ 트렌드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 작은 일상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운명론적 사고를 강화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도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교회는 젊은 세대가 성경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주관하신다는 확신을 심어 주고,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믿음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 1:5)라는 말씀처럼, 우리는 점과 사주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바른 인도를 구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교회는 단순히 종교적 체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청년들이 불안한 미래 속에서도 믿음의 기초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 크고 위대한 이야기인 복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점술이 아닌 신앙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고, 진정한 평안과 소망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기윤 선임 연구위원인 이춘성 박사는 20-30대 대부분을 한국 라브리(L’Abri) 간사와 국제 라브리 회원으로 공동체를 찾은 손님들을 대접하는 환대 사역과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쳤다. 고신대에서 “포스트모던 환대 윤리 사상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기독교 환대에 대한 기독교 윤리학적 연구”로 기독교 윤리학 Ph.D. 를 하였다. 현재 분당우리교회 협동 목사,  한기윤 사무국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