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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한기윤 컨퍼런스

주제: 초고령사회의 노인 돌봄 목회와 생명윤리 문제
강사: 신호섭 박사, 신원하 박사, 박민근 목사

“초고령사회 한국교회, ‘고통의 최소화’ 아닌 ‘돌봄의 최대화’로 응답해야”

– 급증하는 고립사와 조력존엄사 법안 앞에서 교회의 생명윤리적 책임을 묻다
– 단순 돌봄을 넘어 노년의 성장이 전 교회를 살리는 실천적 목회 가이드라인 제시

한국 사회가 65세 이상 인구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습니다. 노년 성도들의 급격한 사회적 고립과 세속적 ‘웰다잉’ 담론의 위험을 직시하고, 교회의 신학적 정체성과 목회적 돌봄 책임을 함께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한기윤, 원장 신원하 박사)은 지난 8월 24일(월) 오후 2시 서울 삼일교회 B관에서 ‘초고령사회의 노인 돌봄 목회와 생명윤리 문제’를 주제로 ‘제4회 한기윤 컨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제4회 컨퍼런스는 급변하는 인구구조와 생명윤리의 위기 속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신학적 나침반을 세우기 위해 기획된 자리입니다. 인구 통계학적 진단을 넘어, 오늘날 목회 현장이 당면한 노인 고립사(고독사)의 ‘삶의 위기’와 연명의료중단 및 조력존엄사(의사조력자살) 법안 발의로 대두된 ‘죽음의 위기’를 짚으며 성경적·실천적 해법을 모색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는 이춘성 박사(한기윤 선임연구위원)의 사회와 강성호 교수(고려신학대학원)의 기도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신호섭 박사, 신원하 박사, 박민근 목사가 강사로 나서 각각 성경적 노화와 죽음, 기독교 생명윤리와 돌봄 사역, 노년 성장을 통한 목회 현장의 관점에서 초고령사회를 향한 교회의 사명을 전했습니다.

■ 제1강: 성경적 노화와 죽음의 의미… 죄의 결과이자 영생의 관문 (신호섭 박사)

첫 강의를 맡은 신호섭 박사(올곧은교회 담임,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겸임교수)는 고대 철학의 이원론과 셀리 케이건으로 대표되는 현대 철학의 일원론, 그리고 ‘저속노화’ 등 현대 의학의 한계를 짚으며 강연을 열었습니다. 신 박사는 “의학이 노화를 늦출 수는 있어도, 왜 죽음에 이르는지 그 근본 원인을 규명하거나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죽음의 정체에 대한 진단은 단호했습니다. 신 박사는 “성경은 죽음이 자연의 필연적 순환이 아니라 아담의 범죄로 인한 죄의 삯이자 하나님의 심판임을 명시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죽음이 성도에게는 절망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와 부활로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셨기에, 성도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죄의 종말이요 영원한 안식,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로 들어가는 복된 관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어 신 박사는 청교도 윌리엄 퍼킨스가 제시한 다섯 가지 죽음 준비—죽음에 대한 성찰, 죄를 죽이는 훈련, 모든 기능을 그리스도의 뜻에 복종시킴, 날마다 죽는 연습, 기회 있을 때마다 선을 행함—를 소개했습니다. 이 준비는 임종 직전이 아니라 몸과 정신이 온전한 때에 이뤄져야 한다는 당부가 뒤따랐습니다.

■ 제2강: 고통의 최소화 아닌 ‘돌봄의 최대화’로 나아가야 (신원하 박사)

이어 신원하 원장(한기윤 원장, 전 고려신학대학원 원장)은 초고령사회가 던지는 위기를 ‘삶의 위기(고립사)’와 ‘죽음의 위기(조력존엄사)’로 나누어 진단했습니다. 신 원장은 “한국인의 기대수명(83.6세)과 건강수명(약 70세) 사이에는 14년의 간극이 있고, 그 끝에서 홀로 숨지는 고독사가 2024년 3,924명에 이르러 이제 사망자 100명 중 1명 이상이 홀로 임종을 맞는다”고 전했습니다.

신 원장은 이를 개인의 불운으로 돌리지 않았습니다. “관계적 존재로 지음받은 사람이 관계에서 끊긴 채 방치되는 것은 공동체가 약자 돌보기를 저버린 ‘돌봄 방임’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회개할 몫”이라고 짚었습니다. 조력존엄사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신 원장은 “임종 과정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멈추는 것(죽음의 허용, allowing to die)과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조력존엄사(죽음의 초래, causing death)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겉으로는 같은 죽음처럼 보여도, 하나는 자연스러운 임종을 받아들이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의 시점 자체를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근거로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조사(성인 1,007명)를 들었습니다. 존엄한 죽음을 위한 정책 우선순위로 조력존엄사법 제정을 꼽은 응답은 13.6%에 그친 반면, 간병지원(28%)·의료비 지원(26%)·호스피스 확충(25%)이 훨씬 높았습니다. 신 원장은 이를 두고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죽음의 앞당김이 아니라 끝까지 함께하는 돌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신 원장은 생명윤리학자 길버트 메일랜더(Gilbert Meilaender)를 인용해 “세상은 ‘고통의 최소화’를 좇아 방치와 조력자살로 향하지만, 교회는 ‘돌봄의 최대화’로 응답하며 서로의 짐을 기꺼이 나눠 지는 거룩한 돌봄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실제적 대안은 두 갈래로 제시됐습니다. 실버 목장·돌봄 짝 같은 교회 안 관계망, 그리고 2023년 말 188개소인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2028년까지 360개소로 늘리는 완화의료 확충입니다.

초고령사회 노년 목회, 한기윤 제4회 컨퍼런스서 길을 묻다■ 제3강: 노년의 성장이 전 교회를 이롭게 하는 목회 (박민근 목사)

마지막으로 박민근 목사(판교 이음교회 담임)는 에스라 3장, 새 성전 기초 앞에서 통곡하는 노인과 환호하는 젊은 세대가 뒤섞인 장면에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노년 목회는 결국 세대 전체를 아우르는 자리에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했습니다.

박 목사는 “노인 목회를 단순 시혜적 돌봄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큰 착오”라고 말했습니다. 근거로 “65세 이상 성도의 24%가 노후 대비(10%)보다 ‘영적 성장’을 더 큰 관심사로 꼽았다”는 조사를 들며, 노년을 여전히 성장하는 신앙의 주체로 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노년의 성숙이 청년의 탈교회 흐름을 되돌리고 교회 전체를 성숙하게 만드는 토양이 된다는 것이 박 목사가 내놓은 진단이었습니다.

구체적 실천도 여럿 제시됐습니다. 복음 안에서 삶을 다시 읽고 서로를 세밀히 돌보는 ‘노년 소그룹’, 신앙 고백과 인생 이야기를 음성·영상으로 남겨 다음 세대에 잇는 ‘미디어 간증 도서관’, 전 세대가 함께 배우는 ‘노화·죽음 및 연명의료 교육’과 경조 사역, ‘노인 돌봄 기금’과 호스피스·지역사회 연계 등입니다. 박 목사는 교부 암브로시우스의 고백, “모든 나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하며, 모든 나이는 하나님으로 충만하다”로 강연을 맺었습니다.

강의 후 이어진 패널 대담 및 종합토론에서는 이춘성 박사의 진행 아래 강연자 3인과 현장 목회자들이 독거노인 돌봄의 현실적 대안, 연명의료결정법 관련 목회적 권고, 세대 간 갈등 해소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참석한 목회자들은 “초고령사회 속에서 노인 문제를 단순 복지 차원이 아니라 생명윤리와 전 세대적 목회 성장의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폐회 인사에 나선 신원하 원장은 교회가 세속적 생명 경시와 편의주의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생명의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약한 이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끝까지 품는 ‘거룩한 돌봄 공동체’로 서 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


* 교계 언론 관련 보도

[GOODTV NEWS 20260825]
https://www.youtube.com/watch?v=LDfxqMn8xak

[국민일보]
“노년 성도 교회를 세운다”…돌봄 대상 넘어 신앙 주체로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9000005739

[코람데오 닷컴]
초고령사회 맞은 한국교회, “노년은 쇠퇴 아닌 성장과 영생 준비의 시간”
https://www.kscoramdeo.com/news/articleView.html?idxno=30362

[기독일보] 한국교회, 노인돌봄·생명윤리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63401#share

[크리스천투데이]
“고통 최소화보다 돌봄 최대화를”… 초고령사회 교회의 응답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76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