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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소멸할까?’

(Is South Korea Disappearing?)

 

작년 12월 2일, 뉴욕 타임스는 ‘한국은 소멸할까?’(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칼럼을 통해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14세기 유럽 흑사병 당시의 인구 감소율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한국의 2023년 3분기 출산율은 0.7이었는데, 이는 현재 세대의 인구가 200명이라면 다음 세대에서는 70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2023년 4분기에는 출산율이 0.65로 더욱 낮아졌으며, 연간 출산율은 0.72로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저출산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대한민국의 저출산 원인에 대한 몇 가지 관점을 소개하고, 교회가 이에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지 알아보자.

 

한국의 2023년 3분기 출산율은 0.7이었는데, 이는 현재 세대의 인구가 200명이라면 다음 세대에서는 70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적 관점

첫 번째 관점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저출산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는 결혼한 커플에게 경제적 지원이나 출산 가정에 금전적, 복지적 혜택을 제공하는 여러 나라의 사례를 의미한다. 대한민국은 지난 16년 간 약 2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이 예산이 출산 가정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 각 정권이 저출산 대책과 예산을 선전 목적으로 과장했다는 비판이다.

 

 

생태적 관점

두 번째 관점은 생물학적 또는 생태학적 관점이다. 주변 환경이 생물의 번식에 부적합해지면, 번식이 어려워지는 것처럼, 우리 주변 환경이 사람의 출산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견해이다. 환경 호르몬 증가, 미세 플라스틱, 대기오염, 수질오염, 부적절한 식사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불임과 난임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2년 불임 치료 환자 수가 2018년 대비 4.7%, 난임 치료 환자 수가 16%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심리적 관점

세 번째 관점은 심리학적 관점이다. 연세대학교의 행복심리학 권위자 서은국 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인간의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기능을 설명하며 접근한다. 부정적 정서는 두려움이나 불안감과 같이, 우리의 시공간에 대한 주의를 좁혀 목전의 작은 디테일에 집중하게 만든다. 반면, 긍정적 정서는 생각과 시각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긍정 정서의 확장/축적’(Broaden and Build) 이론에 따르면, 먼 미래를 향한 장기적인 계획이나 낯선 환경에의 적응은 긍정적 정서 경험이 필수적이다. 출산 역시 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낮선 환경에 처하는 상황이므로, 긍정적 정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출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경쟁적이고 평가 중심의 사회에 어린 시절부터 노출되며, 긍정적인 정서인 행복을 경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심리학적 관점은 고려대학교 허지원 교수가 제시하는 임상심리학적 관점이다. 허 교수는 현대 세대가 회복 탄력성에 취약하며, 치열한 경쟁과 스트레스로 인해 일종의 ‘강화 후 휴지기’ 상태에 있다고 진단한다. 실험에 의하면, 쥐가 음식을 얻기 위해 스위치를 누르는 횟수를 점진적으로 늘려가면, 누르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휴지기도 길어진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이처럼 인간도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까지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대 젊은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는 대학 졸업이나 직장 생활과 같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기간을 늘리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새로운 생활 단계로의 전환은 더욱 긴 휴지기를 필요로 한다. 허 교수는 현재의 저출산 상황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으며,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현대 젊은이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는 대학 졸업이나 직장 생활과 같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기간을 늘리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새로운 생활 단계로의 전환은 더욱 긴 휴지기를 필요로 한다.

 

진화론적 관점

마지막 네 번째 관점은 진화론적 관점으로, 앞선 세 관점의 이론적 및 철학적 배경을 제공한다. 생물은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선택을 한다. 첫째, 생존에 유리한 환경에서는 다산을 선택하며, 둘째, 생존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출산을 줄이고 수명을 늘려 경쟁력을 강화한다. 진화학자 장대익 교수는 현대 대한민국이 매우 경쟁적인 환경이며, 이러한 상황이 전국적인 출산율 감소, 노령층 수명 증가, 대학 경쟁 심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모든 것은 ‘자연 선택’이라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생물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성경적 관점?

저출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이러한 세속적 관점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점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되지 않는 존재로 보는 유물론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 관점들은 윤리와 도덕보다 현상을 더 중요시 여기며,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으로 전통적인 결혼과 가족 구조의 해체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같이 동거나 다양한 형태의 결혼(동성 커플 포함)을 인정하고, 자유로운 성관계를 허용하여 생긴 아이는 정부의 복지 제도를 통해 양육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교회는 저출산 문제의 이면에 있는 비성경적 윤리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에 대한 성경적이고 적절한 관점과 교회적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창세기 1장 27~28절은 하나님의 인간 창조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하나님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서 출산의 두 주체인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셨다. 그 복 중 첫째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이다. 이는 출산이 창조 세계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가장 큰 복 중 하나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회는 창조 원리에 기반한 저출산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책임있는 주체라는 것이다.

 

창조의 첫 번째 복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에 순종할 때 주어진다. 이는 출산이 창조 세계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가장 큰 복 중 하나임을 의미한다.

이춘성 목사는 20-30대 대부분을 한국 라브리(L’Abri) 간사와 국제 라브리 회원으로 공동체를 찾은 손님들을 대접하는 환대 사역과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쳤다. 현재 분당우리교회 협동 목사,  한기윤 사무국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