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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로마서 13:1-7

들어가며: 6월 3일,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투표장에 가야 할까요?

이제 곧 6월 3일 지방선거가 다가옵니다. 시장, 도지사, 교육감, 구청장,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날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이번 선거에 대해 어떤 특별한 기대나 바람을 갖고 계시는지요? “어차피 누가 되든지 그게 그것이지, 내 한 표가 뭘 바꾸겠어?”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행여나 이미 오래전부터 찍을 사람을 정해 놓고 계시는 분도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설교를 들으시면서 “교회에서 웬 선거 이야기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읽은 하나님의 말씀은 이런 무관심과 냉소적 태도를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로마서 13장은 그리스도인을 잡아 죽이던 네로 황제가 다스리던 시대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그 참혹한 시절에도 하나님은 국가와 통치자에 대해 분명한 뜻을 말씀하셨습니다. 하물며 우리가 직접 통치자를 뽑을 수 있는 이 민주주의 시대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일이 얼마나 엄중한 부르심인지를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오늘 이 본문 말씀을 중심으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공직자를 선출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본론 1. 하나님은 왜 국가를 우리에게 주셨을까요?

로마서 13장은 홀로 뚝 떨어진 본문이 아닙니다. 바로 앞 12장의 흐름 속에서 읽어야 비로소 그 뜻이 살아납니다. 12장은 구원받은 성도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칩니다. 1절은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고 명령하고, 9절 이하에서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거짓 없는 사랑으로 서로 섬길 것을 가르칩니다. 그런데 12장 말미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롬 12:19) 하나님이 직접 악한 자를 심판하시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그 심판을 이루십니까? 바로 다음 장에서 그 답이 나옵니다. 하나님은 국가와 공직자를 통해 악한 자를 벌하고 정의로운 질서를 세우십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이 눈에 보이는 국가와 공직자를 통해 일하시는 것입니다. 칼빈은 이것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하나님은 홀로 통치하시지 않고 인간이라는 도구를 통해 통치하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가 역사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이다.”1)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약 우리 동네에 경찰이 없고 법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힘센 사람이 힘없는 사람의 것을 빼앗게 되고 노인과 어린아이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안심하고 예배드리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이웃과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국가가 그 울타리를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교회에서 말씀을 배우고, 가정에서 평안히 자녀를 키우며,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그 든든한 울타리로 국가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3장 1항은 이것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온 세계의 최고 주권자이신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과 공공의 선을 위하여 그 아래 있는 백성들 위에 국가 위정자들을 세우셨다.”2) 그러므로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치 행사가 아닙니다. 우리 지역사회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을 보장받고 성도가 평안히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공동선의 토대를 닦는 거룩한 일입니다.

본론 2. 공직자는 누구입니까? 하나님의 종입니다.

본문 1절을 보겠습니다.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국가와 그 권세는 하나님이 세우신 것입니다. 사람들이 편의상 만들어낸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존재하는 질서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 권세를 집행하는 공직자를 4절에서 ‘하나님의 사역자’, 헬라어로 ‘디아코노스(diakonos)’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집안에서 주인의 시중을 드는 종, 집사를 뜻합니다. 당시 로마 황제 네로는 자신을 살아있는 신이라고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단호하게 선언하십니다. “황제든, 총독이든, 그 누구든 그들은 내 집에서 시중드는 종에 불과하다.”

미국의 한 저명한 주석학자 더글라스 무는 이 본문을 이렇게 주석합니다. “바울은 국가 권력 자체를 신성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권력의 기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직자의 권위는 그것이 하나님의 목적에 봉사하는 한에서만 정당하다.”3)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아주 실제적입니다. 6월 3일에 우리가 뽑을 시장, 교육감, 구청장은 스스로 대단한 권력자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그들은 종이요 직분자입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은 주민 위에 군림하라고 준 것이 아닙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역 주민의 삶을 보살피고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라고 맡겨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우리는 아무에게나 투표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국가 질서를 존중하는 것은 그 사람이 대단해서가 아닙니다. 그 배후에서 역사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한 가지를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국가 권력은 하나님 아래 있는 권위입니다. 공직자가 하나님의 법을 명백히 짓밟고 불의를 행할 때,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사도들은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행 5:29)고 선언했습니다. 칼빈도 『기독교강요』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위정자에 대한 복종이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을 초래한다면, 위정자에 대한 복종은 멈추어야 한다.”4) 1970~80년대 군사독재 시절, 한국 교회는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유신체제를 비롯 군사독재의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 많은 그리스도인 목회자와 신자들이 민주화와 인권을 외치며 투쟁했습니다. 그들은 로마서 13장의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부터 왔다”는 말씀을 붙들면서도 불의한 통치와 인권 유린 앞에서는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행 5:29)는 사도들의 외침을 따라 양심적으로 저항했습니다. 그들은 국가를 하나님의 도구로 믿으면서도 하나님의 정의를 거스르는 권세 앞에서는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도 부패하거나 불의를 행하는 공직자를 볼 때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더 큰 그림을 바라보며 기도와 깨어있는 참여로 응답해야 합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자 첫걸음이 바로 좋은 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입니다.

본론 3. 어떤 사람을 세워야 합니까?

4절을 보겠습니다.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 공직자는 칼, 즉 공권력을 헛되이 쥐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선을 행하는 사람이 보호받고 악을 행하는 사람이 마땅한 벌을 받는 정의로운 질서를 세우는 것이 공직자의 사명입니다.

우리 주위를 잠깐 들여다보겠습니다. 방과 후 갈 곳 없이 골목을 맴도는 아이들, 거동이 불편한데도 복지 서비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어르신들, 개발 이익을 따라 특정 지역만 편중되게 발전하고 소외된 지역은 점점 더 황폐해지는 현실, 이것들은 모두 지방 공직자가 자신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느냐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스가랴 8장 16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각기 이웃과 더불어 진실을 말하며 너희 성문에서 진실하고 화평을 이루는 재판을 베풀고.” 이것이 지방 공직자가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을 살펴야 할까요?

첫째, 소중한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보시기 바랍니다. 태아부터 노인까지, 장애인부터 형편이 어려운 이웃까지,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창 1:27, 9:6)으로 존중하는 마음과 정책 방향을 가진 사람인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둘째, 사심이 없는 사람인지 보시기 바랍니다. 선거 때만 나타나 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유력 집단이나 특정 이익보다 지역 전체의 공동선을 위해 일할 인품을 갖춘 사람인지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실제로 일을 해낼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보아야 합니다. 듣기 좋은 구호가 아니라 지역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실무 경험과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점검하셔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드립니다. 후보가 반드시 그리스도인이어야 합니까?

교회의 직분자를 세우는 일이라면 당연히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일꾼을 세우는 지방선거는 다릅니다. 하나님은 구속주이실 뿐 아니라 창조주이십니다. 하나님은 일반 은총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에게도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심성과 탁월한 행정 능력을 주실 수 있습니다.5) 믿는다고 하면서도 지역 주민의 현실에 무관심하고 능력도 없는 후보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양심으로 지역사회를 섬길 역량을 갖춘 사람이 하나님의 뜻에 더 부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신앙의 여부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닮은 인성과 지역사회를 실질적으로 섬길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떤 정당이 곧 하나님의 편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민주당이 하나님 나라입니까? 국민의힘이 하나님의 뜻입니까? 그 어떤 정당도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정당의 색깔이 아니라 사람을 보아야 합니다. 이념이 아니라 인성과 능력을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국가와 정치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국가는 나쁜 사람을 선하게 변화시키는 능력이 없습니다. 선한 사람에게 선한 결과가 돌아가도록 질서를 세우고, 악한 사람이 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벌을 내리는 것이 국가의 역할입니다.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오직 복음을 통해 교회가 해야 합니다. 화란의 수상이자 저명한 신학자였던 아브라함 카이퍼는 이것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국가는 은혜의 영역이 아니라 공통 은총의 영역에서 작동한다. 교회만이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은혜의 도구다.”6)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은 복음을 전하고 복음대로 사랑하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일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성도로 하여금 세상 속에서 공의와 자비를 행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살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본론 4. 우리가 공직자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6절과 7절을 보겠습니다. 성도가 세금을 내고 공직자를 존경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합니다. 여기서 ‘일꾼’을 뜻하는 헬라어 ‘레이투르고스(leitourgos)’는 신약성경에서 성전에서 제사 직무를 수행하는 거룩한 사역자를 가리키는 말로 종종 쓰였습니다(롬 15:16 참조). 하나님은 공직 업무를 단순한 세속 일로 보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정의가 구현되어야 할 거룩한 사역으로 보십니다.

5절 말씀이 참 울림이 있습니다. “진노를 피하기 위하여 할 것이 아니요 양심을 따라 할 것이라.”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때문에 기쁘게 복종하는 것입니다. 존 머레이는 이 본문을 이렇게 주석합니다. “양심은 단순히 도덕적 감각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책임 의식이다. 국가에 복종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대한 책임에서 비롯된다.”7)

사도 바울 자신도 이것을 삶으로 경험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유대인들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로마 군인들이 그를 구해주었고(행 21:31-33), 불공정한 재판 앞에서 당당히 로마 황제에게 공정한 재판을 요청했습니다(행 25:11). 국가가 완전하지 않아도 그 안에서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바울은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공직자가 부패하고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도 우리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절망할 필요가 없고 절망해서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들 위에 계시며 결국 당신의 뜻을 이루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다니엘 7장 27절은 이렇게 약속합니다. “모든 나라와 권세와 온 천하 열국의 권위가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민에게 붙인 바 되리니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라.” 모든 권세는 결국 하나님께 복종하는 그날이 옵니다. 우리는 그 소망으로 오늘을 삽니다. 그러므로 공직자가 부패한 것을 볼 때도 너무 크게 분노하거나 혼란에 빠지지 않습니다. 우선은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하고 가정을 바로 세우는 일에 힘쓰면서 동시에 국가가 바로 서도록 우리의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나가며: 6월 3일, 손끝으로 드리는 신앙고백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말씀을 맺겠습니다. 정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이웃 사랑입니다. 마태복음 5장 9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정치가 건강하면 약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보호받습니다. 그러나 정치가 부패하면 가장 먼저 가난한 이웃,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우리 아이들이 고통을 당합니다. 지방선거는 우리에게 맡겨진 지역사회를 사랑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앞서 바울이 가르친 말씀을 새기면서 이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장에 나가는 성도이자 시민인 우리가 감당해야 할 책임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후보자들과 우리 지역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십시다. 디모데전서 2장 1절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고 명합니다. 심지어 예레미야 29장 7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을 포로로 잡아간 바벨론을 위해서도 기도하라고 명했습니다. 그들이 이념과 사욕에 휘둘리지 않고, 생명을 살리고 정의를 세우는 길을 걷도록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기도가 지역사회를 바꿉니다.

둘째, 꼼꼼히 살피고 반드시 투표하시길 바랍니다. 후보 토론회를 보고 공약집을 펼쳐보십시오. 가족과 함께, 교회 소그룹 안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완벽한 후보는 없습니다. 우리 지역의 가장 긴급한 현안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지혜롭게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기권은 중립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의 투표는 “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은 하나님이시다”라는 사실을 손가락 끝으로 드리는 신앙고백입니다. 자기 이익 때문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 투표하는 사람이 많아야 정치가 깨끗해집니다. 성도 중에 공직자나 지방의원이 되어 하나님의 직분자로 서는 분이 나오면 더욱 좋습니다. 개인 성도로서 정당에 참여하여 정당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도 귀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 제사로 드리는 거룩한 헌신입니다(롬 12:1).

셋째, 당선 이후에도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투표는 소명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당선된 위정자가 약속을 지키는지 지역 주민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지 꾸준히 살피셔야 합니다. 기도할 때마다 위정자를 기억하고 하나님의 정의가 우리 지역에 실현되도록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각 성도가 자신이 속한 학부모 모임, 주민 자치회, 직장 모임 안에서 깨어있는 시민의 목소리를 내십시오. 그리스도인은 위정자의 가장 엄중한 감시자인 동시에 가장 신실한 기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거룩한 통치를 믿는 우리가 지방선거를 무관심하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좋은 공직자를 선택하는 것은 우리 개인과 가정, 그리고 지역교회의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거룩한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6월 3일, 여러분의 발걸음과 손길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를 바르게 시행하기에 더욱 적합한 좋은 공직자가 선출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지역사회가 더욱더 공의롭고, 약한 자들이 더 잘 돌봄을 받는 화평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주)

  1. John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기독교강요』 4권 20장 4항, 원광연 옮김 (서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칼빈은 국가를 하나님의 일반 은총의 도구로 규정하며, 통치자를 하나님의 대리인(vicarius Dei)으로 이해한다.
  2.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3장 1항.
  3. Douglas Moo, The Epistle to the Romans (NICNT), 『로마서』, 손석태·이승호 옮김 (서울: 솔로몬, 2011), 795-796.
  4. John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기독교강요』 4권 20장 32항. “우리는 하나님께 순종해야 할 때 사람에게 순종해서는 안 된다.” 참고: 행 5:29. 칼빈은 불의한 권력자에 대한 저항권을 개인에게 부여하지는 않았으나, 하위 위정자(magistrates)를 통한 제도적 견제는 정당하다고 보았다.
  5. Herman Bavinck, In the Beginning: Foundations of Creation Theology, 『하나님의 위대한 사역』 상, 이동영 옮김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9), 298-304. 바빙크는 일반 은총을 통해 하나님이 모든 인간에게 도덕적 능력과 사회적 질서를 유지할 자질을 주신다고 설명한다.
  6. Abraham Kuyper, Lectures on Calvinism, 『칼빈주의 강연』, 박태현 옮김 (서울: 부흥과개혁사, 2009), 98-102.
  7. John Murray, The Epistle to the Romans, 『로마서』, 나용화 옮김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1988), 2권 153-154.

     

[2026년 4월 이슈설교 | 설교 작성을 위한 가이드]

제목: 국가와 공직자, 그리고 우리의 선택: 6.3 지방선거와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

본문: 로마서 13:1-7 (참고: 스가랴 8:16, 마태복음 5:9)

A. 들어가며: 6월 3일,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투표장에 가야 할까요?

  • 현상 진단: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누가 되든 내 삶과 무슨 상관인가”라는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만연함. 그러나 지방자치는 우리 삶의 구체적 현장을 결정하는 실존적 지점임.
  • 문제 제기: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던 네로 시대에도 주신 국가와 통치자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투표가 얼마나 엄중한 신앙적 부름인지 일깨움.
  • 설교 방향: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를 바라보는 성경적 관점과 공직자 선출의 올바른 기준을 모색하고자 함.

본론 1. 하나님은 왜 국가를 우리에게 주셨을까요?

  1. 하나님 섭리의 도구 (롬 12:19; 13:4)
  • 하나님은 직접 악을 심판하시기도 하지만, 역사 안에서는 국가와 공직자라는 도구를 통해 정의로운 질서를 세우시고 악한 자를 벌하심.
  1. 공동선을 위한 보호의 울타리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3:1)
  • 국가는 성도가 안심하고 예배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선물임. 이번 선거는 지역사회의 존엄성과 공동선의 토대를 닦는 거룩한 일임.
  1. 인간의 참여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행 17:24-27)
  • 우주는 하나님의 주재권 아래 있으며, 하나님은 제이 원인인 인간의 선택과 참여를 배제하지 않고 역사를 운행하심.

B. 본론 2. 공직자는 누구입니까? 하나님의 종입니다.

  1. 하나님의 사역자, 종 ‘디아코노스’ (롬 13:1, 4)
  • 모든 권세는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임. 공직자는 주민 위에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집에서 시중드는 종(집사)으로서 주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살펴야 함.
  1. 권위에 대한 양심에 따른 복종과 저항의 한계 (롬 13:5; 행 5:29)
  • 공직자의 권위는 하나님의 목적에 봉사할 때 정당함. 만약 국가가 하나님의 법을 짓밟는다면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원칙에 따라 양심적으로 저항해야 함.

C. 본론 3. 어떤 사람을 세워야 합니까?

  1.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하나님의 형상 존중 (창 1:27, 9:6; 슥 8:16)
  • 태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생명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하는 정책을 가졌는지 확인해야 함. 생명 존중은 인물 선정의 가장 근본적인 기준임.
  1. 정의와 공동선을 실현할 유능한 일꾼의 선택 (슥 8:16; 빌 2:24)
  • 창조주 하나님은 비그리스도인에게도 일반은총에 따라 행정 능력을 주심. 신앙 유무나 정당의 색깔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양심과 구체적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실력을 보아야 함.
  1. 정치와 교회의 고유한 역할 (아브라함 카이퍼)
  • 국가는 공통 은총의 영역에서 질서를 세우며,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은혜의 도구는 오직 교회임을 기억하고 정치에 과도한 기대를 하기보다 복음의 사명에 힘써야 함.

D. 본론 4. 우리가 공직자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1. 거룩한 직무를 수행하는 일꾼 ‘레이투르고스’ (롬 13:6; 15:16)
  • 공직 업무는 단순한 세속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가 구현되어야 할 거룩한 사역임. 따라서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책임 의식(양심)으로 복종함.
  1. 소망 중에 지키는 평안 (단 7:27; 행 21:31-33)
  • 공직자가 부패하더라도 하나님이 그 위에 계심을 믿으며 절망하지 않음. 모든 권세가 하나님께 복종할 그날을 바라보며 교회와 가정을 바로 세우는 일에 매진해야 함.

E. 마치며: 6월 3일, 손끝으로 드리는 신앙고백

  • 메시지: 정치적 책임은 또 다른 형태의 이웃 사랑이며, 투표는 “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은 하나님이시다”라는 사실을 손가락 끝으로 고백하는 가장 구체적인 신앙 행위임.
  • 최종 권면: 후보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공약집을 꼼꼼히 살피며 투표에 참여하십시오. 투표 후에도 공공선을 위해 시정을 펼치는지 관찰하고 참여하는 것이 거룩한 헌신(롬 12:1)임.

유해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M. Div.), 미국 칼빈신학교에서 기독교학(M.T.S.)을 공부했고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관악교회에서 담임 목회를 하고 있다.

윤성헌 목사는 합동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M.Div), 고신대학교에서 기독교 윤리학을 공부하였다. (Th.M., Ph.D.과정 수료) 현재 한국칼뱅아카데미 평생교육원 원장으로 섬기면서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영상팀 및 사무행정을 총괄하고 있다.